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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우수란?

그랑디용 2025. 2. 17. 06:44

우수(雨水): 봄을 알리는 절기

 

24절기 중 하나인 우수(雨水)는 겨울이 끝나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입춘(立春)과 경칩(驚蟄) 사이에 위치하며, 매년 양력 2월 18일이나 19일, 음력으로는 1월에 해당합니다. ‘눈이 녹아 비가 내린다’는 의미처럼, 얼어 있던 대지가 녹고 초목이 싹을 틔우며, 따뜻한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예부터 우수를 기점으로 날씨가 풀린다고 여겨졌으며, 이를 반영한 속담과 풍습도 많습니다.

우수와 관련된 속담

  •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뜻으로, 봄이 성큼 다가옴을 의미합니다.
  • 우수 뒤의 얼음같이: 우수가 지나고 얼음이 녹듯이, 사물이나 상황이 점차 쇠퇴하거나 사라지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지역별 풍습

우수는 농경 사회에서 중요한 절기로 여겨졌으며, 지역별로 다양한 풍습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농경 사회의 풍습

  • 씨앗 고르기: 새해 농사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건강하고 좋은 씨앗을 선별하는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 밭두렁 태우기: 해충과 잡초를 제거하고, 농경지의 건강한 생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밭두렁을 태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 장 담그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기라, 된장과 간장을 담그기에 적절한 때로 여겨졌습니다.

제주도의 영등맞이

제주도에서는 우수 무렵 ‘영등맞이’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영등신(바람의 신)을 맞이하는 굿을 열어 풍어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영등신이 머무는 동안에는 해산물 채취를 금지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전라남도의 봄맞이 축제

전라남도에서는 우수 이후 따뜻해진 날씨를 맞아 봄나물을 캐고 전통놀이를 즐기는 봄맞이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이는 겨우내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풀어주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강원도의 눈 녹이 풍습

강원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 곳곳에 쌓인 눈을 치우는 ‘눈 녹이’ 풍습이 있습니다. 눈이 녹으면 본격적인 농사 준비가 시작되므로, 마을 주민들이 협력하여 농경지를 정비하는 풍습이 이어져 왔습니다.

우수, 봄의 문턱에서

우수는 단순히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농사의 준비를 시작하고, 자연이 깨어나는 순간을 맞이하며, 조상들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왔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며 이러한 풍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절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실천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다가오는 우수, 봄의 기운을 느끼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